사장님의 비책이 이게 다는 아닐테지하는 마음에 어서 빨리 해결책을 내어주기를 간절히 고대하며, 음악이 마치기를 기다리는 찰나에 사장님께서 드디어 큰 결심을 하신 듯 직원 분들께 지시를 내리십니다.
기기 전원 다 내리고, 기기에 꼽혀 있는 기존 막선들 다 걷어내고,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으로 교체하라고...
3부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으로 교체하기 전에 사장님께서 아무생각없이 들어보고 나중에 한번 더 틀어줄테니 비교해보라시며, 어떤 곡 한곡을 틀어주신 것을 깜빡하고 이전 화에서 말씀 안드렸네요.
방장님 말씀처럼 사장님은 그냥 툭~툭~ 던지시는 말씀인데, 청자를 테스트해보기 위한 숨겨진 질문을 곳곳에 숨겨 놓는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 생각없이 들어보라고 하셔서, 정말 아무 생각없이 들었다가 누가 부른지도 모르는 한 곡이 지나갔습니다. ^^;;
나중에 느꼈지만 하이파이클럽에서 사장님이 진행하시는 시청회 때, 이런 태도는 상당히 놓치는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아... 이전화에서 깜빡하고 빼먹은게 하나 더 있는데,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 USB케이블로 교체하고 느꼈던 감상 포인트를 하나 더 짚고 넘어가면, 스타커의 첼로 독주(?) 음원을 하나 들려주셨는데, 이전에 막선 USB케이블을 사용할 때는 나오지 않던 깊은 저역이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 USB케이블로 교체하고는 나왔습니다.
덕분에 막선에서는 눈을 감고 시각적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할 때 첼로의 몸통 중 엉덩이 부분에 해당하는 몸통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교체 이후에는 이 엉덩이 부분에 해당하는 몸통이 이미지로 쉽게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키가 족히 3m되는 거인이 스피커 앞 쪽에 웅크려앉아 첼로를 켜대는 음상의 거대화는 아직 해결이 안되는 문제였습니다.
케이블이 교체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사장님께서 재밌는 얘기를 하나 해주셨습니다.
1960년대 트랜지스터가 개발되고, 모든 오디오 앰프 회로가 기존의 진공관 앰프 회로에서 트랜지스터 앰프 회로로 교체되고 진공관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을 때, 기존 진공관 회로를 발전적으로 개량(?)해나와 쇼에서 대박치고 새로운 진공관 앰프 회로 시대를 연 브랜드가 오디오리서치 사라고...
그런 오디오리서치 사의 회장이 원래는 오디오리서치 사에서 출시되는 앰프들의 전원부는 완벽해서 외부 전원장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파워케이블을 슐터(Schurter) IEC 단자와 Inlet단이 없이 회로 자체에 직결해서 제품을 생산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 유저가 필요에 의해 자작으로 Inlet단을 오디오리서치 사의 앰프에 만들어보고, 파워케이블을 슐터(Schurter) IEC 단자를 이용해 연결하였는데, 상식적으로는 접촉단이 더 늘어나기에 소리가 더 안 좋아져야하지만 이상하게 소리가 더 좋더라 하는 주장을 주변에 말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소식이 결국 오디오리서치 사의 회장 귀에까지 들어가고, 자사 제품군의 전원부에 굉장한 확신에 차 있었던 회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현피(주: 최근 속어입니다. 현실에서 만나 피터지게 싸워보자의 줄인말)"뜨자고 그 유저에게 제안했고, 실제로 만나서 비교 청취를 해보았다고 합니다.
소리가 실제로 더 낫게 변하는 체감한 회장은 깊이 고민하였답니다.
실제로 그 후에 나오는 오디오리서치 사의 제품들은 모두 다 별도의 Inlet 단이 있어서 슐터(Schurter) IEC 단자와 체결되는 형태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Inlet 단과 슐터(Schurter) IEC 단자에 의한 이런 변화를 인정하고 제조사가 원하는 결과물이 아닌 다른 결과물이 되지 못하도록, 사용자가 조절하지 못하고 통제되도록 하는 브랜드가 FM 어쿠스틱스와 Merlin 오디오라고 언뜻 생각나는데, 이는 사용자가 시스템 셋팅과 튜닝을 하는 과정에서 양날의 검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스쳤습니다.
직원 분들께서 모든 케이블을 막선에서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 케이블로 교체하고 나서 여러 음악을 틀어주셨습니다.
와우~ 음악이 격변했습니다.
1.시각적으로 가장 크게 변했던 것은 그동안 거대했던 음상이 실제 크기로 줄어든 점입니다. 그와 더불어 스피커 앞쪽으로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던 소리가 스피커 뒤로 펼쳐지며 큰 무대를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스피커 앞쪽으로 큰 평면 도화지에 2D로 그려지던 소리가 스피커 뒤쪽으로 질서있게 정렬되며 그동안 보이지 않던 안길이도 형성하고 높이도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까 HFT (또는 ECT)에 의해 약간 생기기 시작했던 소리가 뒷벽에 반사되어 얼마 간의 시간적 지연 후에 조그맣게 들리는 미세한 소리도 점점 작지만 더 뚜렸하게 들리면서 스테이지 크기가 좀 더 명확하게 그려짐을 느낍니다.
2.음악적으로는 좀 더 음악성이 좋아졌습니다.
음악성이라고 하면 리뷰어 분들의 표현에 따르면 기기나 케이블 자체가 좀 더 음악성 있게 재생하기 시작했다는 식의 표현이 나옵니다. 저는 한 때 도대체 기기나 케이블 바꾼다고 음악성이 좋아진다는 말을 리뷰들을 보며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저 나름의 방법으로 이해했는데, 음악가들이 그 음악을 연주하며 표현하고 싶었던 느낌을 더 잘 전달 받을 수 있는 게 음악성이 좋다고 정의내리고, 실제로 제 몸에서의 반응은 특정한 리듬에 발을 구른다던지, 멜로디를 따라 고개를 젓는다던지, 어깨가 들썩들썩거리고, 입으로는 가사를 자꾸 따라 부르게 된다거나 멜로디를 흥얼거린다던지, 교향곡에서는 마치 내가 지휘자가 된 양 지휘봉을 오른손에 들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다음 부분은 이런 식으로 전개되니 미리 알려주고 이끌어가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됩니다. 가끔은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에서 나왔던 것처럼 가수들이 열창할 때는 마음이 울컥하여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는 느낌을 큰 노력없이 편안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 것이 음악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케이블이 교체되었기에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음반이나 음원에 충실히 기록된 정보가, 그런 정보를 여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기기들과 신호의 손실이나 왜곡을 최소화되는 신호케이블과 대전류가 필요할 때 지연없이 그런 전원 공급능력을 갖는 파워케이블을 만나며 그동안 어느 한부분에서 병목현상에 의해 하향평준화되었던 것들이 사라지며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그런 음악성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사장님께서도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를 한번에 체감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끼워서 약간의 변화폭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한꺼번에 교체한 후 그런 효과를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병목구간에 의한 하향평준화가 없으니까요.
다음으로 3.뉘앙스 측면이 있는데, 주의할 점을 얘기하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꼭 주의하고 짚고 넘어가야할게 있습니다.
제가 이번 시청회 때 쓰인 좋은 케이블이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이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에 의한 효과로 생각될 수 있어 뉘앙스 측면을 다루면서 한번 말해보려 합니다.
사장님께서 시청회 도중에 하신 말씀을 인용해보면
"제가 처음 시작을 모든 기기에 막선을 꽂고 음악을 들려드린 이유는, 가격대가 100만원을 넘어가지 않는 이상 밸런스적인 측면에서 막선(주: 규격도 안 지키고 허접하게 만든 만선이 아니라 적어도 규격은 지키고 제대로 만든 막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강원전자 케이블이 이에 해당되지요.)이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여러 브랜드에서 100만원 미만으로 출시된 제품들을 실제로 사용해보면 의도적으로 특정 대역을 부풀린다는 식의 튜닝이나 착색으로 각 케이블의 특성을 만들어 놓은 제품이 대부분인데, 이는 밸런스가 틀어져 있기 때문에 우선 듣기에는 좋을지도 모르나 음원에 실린 정보가 아닌 왜곡된 정보를 전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케이블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면 가장 최우선으로 할 것은 밸런스가 갖춰진 기본기가 되는 케이블을 사용해야 합니다.
수많은 케이블이 범람하는 홍수 속에서 자신의 시스템에게 알맞은 케이블을 찾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많은 케이블들이 밸런스조차 흐뜨러진 상태에서 소비자를 현혹하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이번에 출시된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 케이블은 제가 튜닝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밸런스적으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케이블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점에서 사실 굉장한 축복을 받았습니다.
왜냐면, 주변에 이런 케이블의 밸런스 측면을 이미 고려하고 시스템 셋팅과 튜닝에 적용하며 계신 지인분들이 저에게 여러 조언을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헤매지않고 지름길로 온 것 같아서 이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대역별 밸런스가 맞은 케이블은 같은 종류의 케이블을 여러개 사용해도 전체 시스템의 밸런스를 흐뜨러 뜨리지 않기 때문에, 한 브랜드의 제품을 여러개 사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대역별 밸런스가 맞지 않거나 특유의 착색이 있는 케이블들은 여러개를 사용하면 쉽사리 전체 시스템의 밸런스를 흐뜨러 뜨립니다.
요철로 비유를 하자면, 아래 그림의 각각 왼쪽과 오른쪽 같은 대역 특성을 갖는 케이블이 두 개 있다고 하면,
이 각각의 케이블이 단독으로 쓰이면 밸런스가 틀어진 케이블이지만, 두 녀석을 함께 사용하게 된다면 아래 그림과 같이
전체적으로는 평탄한 밸런스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밸런스가 평탄치 않고 특유의 성향을 지니는 경우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하기에 케이블의 망망대해 앞에서 우연에 의해 월척이 걸려들기를 바라는 것과 사실 다름이 없을 정도로 케이블 매칭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번에 들은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 케이블에서 인상적이였던 것은 각각의 케이블의 밸런스가 좋은 것인지 시스템에 사용된 전체 케이블을 한꺼번에 동일 브랜드의 같은 급의 제품으로 교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역 밸런스가 어긋나 어색했던 점을 느끼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사실 제가 아직 오디오 경력이 많이 짧아 대역 밸런스가 어긋나더라도 어색하다는 점을 못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솔직히 밝히고 싶기도 합니다.)
헤밍웨이 케이블에 대해서는 작년 여름에 쫀듸기 님 댁에서 비교청취하며 들었던 헤밍웨이 얼티밋 케이블 MK1(?)에 대한 생각 때문에 약간의 선입견이 제게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 때 집중 청취했던 음반은 Queen의 베스트 앨범에 실린 'I want to break free' 였습니다. 베스트앨범 초반에서는 리마스터링된 재반에 비해 하이햇 소리가 좀 더 청량하고 시원하게 명확히 잘 들리는 초반 전주 청취 포인트가 있었는데, 쫀듸기 님께서 셋팅해놓으신 케이블들로 들으면 그 소리가 잘 전달되는데, 얼티밋 케이블 MK1으로 교체해서 들으면 그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헤밍웨이 얼티밋 케이블 MK1은 약간 아쉬운 케이블로 기억되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단지 쫀듸기님 댁의 시스템과 맞지 않는 조합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4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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