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렇게 헤밍웨이 더 크리에이션으로 모두 교체하고 들은 소리는 요즘 저희 집에서 나는 소리와 상당히 유사한 뉘앙스를 품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요즘 나는 소리가 품는 뉘앙스를 지니는 시스템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코엑스에서 올해 개최된 국제 하이엔드 오디오쇼에서 DST Korea 부스에서 들을 수 있었던 시스템이었습니다.
말하는 과정에서도 참 많이 민망합니다.
그렇지만 민망하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단지 하나인데, 오디오에 전혀 관심없는 이제는 아내가 된 여자친구 입에서 그 당시 나온 말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여성분들이 아무런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순수하게 그대로 듣고 평가한다고 많이 들었는데, 제 아내를 보아도 딱 그런 느낌입니다.)
http://www.pcaudio.kr/bbs/board.php?bo_table=comm_gall01&wr_id=521
해당 쇼에서 이뤄진 시스템 구성을 보면,
으로 제 시스템과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 가격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저 시스템 가격 총 합이 5억 정도 였던거 같습니다. 뜨억...
이번 하이파이클럽 시청회에서와 지난 국제오디오 쇼에서 동일하게 틀어주신 음원이 있는데 바로 이 음원입니다.
말러 2번 1악장 (01 - Symphony No. 2 in C minor, Resurrection - I. Allegro maestoso - Mit durchaus ernstem und feierlichem Ausdruck) 지휘자는 Andrew Litton 으로 달라스 심포니 연주
앞서, 제가 심심하다고 했던 그 음악이죠.
제가 오디오에 입문하고 테스트 음원으로 대편성곡 한 곡을 기억하기 위해 여러 대편성 곡 중에서 선택하고 정말 많이 들었던 음악이기에, 우연히 다른 두 시스템으로 동일한 음악을 들어서 비교해볼 수 있었던 것은 아주 큰 행운이었습니다.
모집단이 그리 큰 규모가 아니여서 높은 신뢰성을 갖기 어려운 개인적 경험이기는 하나, 이 뉘앙스 측면이 다른 모든 평가 요소를 제치고, 이 소리 성향은 내 취향이다 아니다를 직관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사실 제게 오디오 시스템 평가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악성과 마찬가지로 이 뉘앙스를 말로 설명하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모두 다 제 내공이 아직 일천하여 이론과 경험을 융화시키지 못하는 면이 클 듯 싶습니다.
제가 겪은 제각기 구성요소가 다른 세 경우에서 살펴보건데, 이 뉘앙스라는 것은 전체 밸런스가 좋게 잘 매칭된 기기들에서 케이블마저 정보라는 신호전달의 병목구간이 되지않는 수준이 되었을 때, 음원에 기록된 정보를 손실없이 그대로 내보내게 되는 상황이 되어, 시스템에 사용된 기기나 케이블에 관계없이 일종의 비슷한 소리 성향을 내보이는 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기기나 케이블의 성향이 묻어나는게 아닌 원래 녹음시 음악가가 있던 음향적 공간과 악기, 목소리의 특성이 드러나는 것.이죠...
즉, 그 당시 상황의 뉘앙스가 전달되는 것이죠.
비슷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수많은 군중 속에서 내가 익숙하게 들어 목소리를 알고있는 사람(특히, 가족)의 특색있는 목소리는 아무런 의식수준의 정보 처리와 판단과정의 개입과 관계없이 직관적으로 금방 알아챌 수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뉘앙스의 원 의미인 분위기와는 비슷하지만 좀 다른 의미로 사용 중입니다.)
그 결과는 마이크로 녹음된 그 상황이 실제로 내 앞에 가상이나마 재현되게 되고, 계속 음악이 나를 붙잡고, 음악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세이렌(그리스어: Σειρήνες)의 소리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세 경우에서 각각 쓰인 기기나 케이블의 성향이 아예 안 묻어있지는 않습니다. ATC 스피커로 들을 때는 상대적으로 좀 더 진득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발론 스피커의 경우에는 좀 더 투명하고 맑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또 앰프의 특성에 따라 온도감이 있기도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특징으로 스피드가 살아있습니다.(이는 전원 공급 측면을 언급할 때, 다시 한번 다루겠습니다.)
(케이블도 신호용 케이블이 있고, 전원용 케이블이 있기에 이 두 가지는 좀 특성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스피커케이블은 패시브 스피커를 쓰는한 이 두가지 특성이 혼합되어 나타난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입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저 같은 초보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일인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게 큰 영감을 주었던 하이파이클럽 사장님의 말씀을 옮겨봅니다.
" 2005년을 기점으로 이전의 오디오와 이후의 오디오는 정말이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다질 앰프의 출시를 기점으로 광대역의 앰프가 출시되면서(이는 스펙트랄 앰프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에 앰프들이 다루지 못했던 대역들에 대한 정보가 스피커를 통해 드러나게 되고, 왜율(THD)도 기존 앰프들에 비해 10배 이상 낮아져서 신호의 왜곡도 급격하게 줄어들어 보다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해졌다.
그에 동반하여 케이블의 발전도 기존에 단순히 도체를 연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심선에 사용된 도체의 종류와 순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외부 RF Noise나 EMI의 영향을 보다 덜 받기 위해서 차폐를 하거나 지오메트리를 이용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최근에는 자지장을 액티브하게 조절하려는 시도에까지 다달았다.
거기에 진동을 제어하려는 시도까지 생각한다면, 이제 세상이 변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전체 예산에서 스피커 / 앰프,소스 / 케이블 및 액세서리 의 비율이 50% / 40% / 10% 정도의 비율로 배분하면 최적의 조합이였다. 하지만 요즘의 추세는 그 비율이 40% / 30% / 30% 로 정도로 배분하는 것이 최적의 비율이라고 본다. 오히려 어떻게보면 케이블 및 액세서리의 비율이 더 높은 것이 더 괜찮은 소리를 들려줄 때도 많다.
예전에는 어떤 장르의 음악을 주로 듣는지에 따라 스피커나 오디오 시스템이 결정되었다. 예를 든다면, 클래식을 주로 들으니 이 브랜드의 제품들이나 이런 매칭, 째즈를 주로 들으니 이 브랜드의 제품들이나 이런 매칭, 또는 팝이나 가요를 많이 들으니 이 브랜드의 제품들이나 이런 매칭들이 주로 샾이나 오디오 생활 오래하신 분들께 많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있다가 좀 더 셋팅과 튜닝을 하여 완성도가 높아진 시스템의 소리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현재의 하이엔드 오디오들은 사실상 모든 장르의 음악을 한 시스템으로 소화가 가능하다. 그것도 녹음 당시 그 상황의 생생한 재현 수준으로 향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는 오디오로 말러의 음악은 들을 수 없는 장르로 생각했었다. 대음량으로 조져버리는 식으로 말러를 즐긴다면 그 나름대로의 오디오적인 쾌감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실 공연장에서만 느껴지는 소음량으로 연주되어 끊이지 않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대편성의 마이크로 다이나믹스를 오디오 시스템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 빈티지를 포함한 기존의 오디오 시스템으로는 그런 넘을 수 없는 벽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금 들었듯이 말러 2번 1악장을 들어보았을 때, 청취자를 긴장에서 풀어주는 법이 있던가? 이게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의 제대로 된 소리이다. 즉, 말러를 집에서도 오디오로 즐길 수 있게 된 때가 온 것이다. "
사장님의 말씀처럼 제가 세가지 제 각기 다른 오디오 기기와 케이블 그리고 액서세리로 셋팅된 시스템에서 동일한 곡에서 유사한 뉘앙스를 전달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 공감이 가셨을지 모르겠습니다. ^^;;
이 쯤에서 이번 시청회의 포인트를 소개한 소개글의 일부를 다시 가져와봅니다.
--------------------------------------------------------------------------------------------------
--------------------------------------------------------------------------------------------------
시청회 소개글을 저도 다시 읽어보니 제가 왜 이 시청회에 가려고 했는지 다시 떠오릅니다.
http://maumyeori.tistory.com/6
[ 오디오 잡지 "스테레오 사운드" No.182부터 No.185호까지 연재된 "파인튜닝(Fine-Tuning)"을 처음 접하였을 때, 하이파이 하이엔드 오디오에 처음 입문하며 약 1년에 걸쳐 겪었던 많은 시행착오의 산물들이 인쇄물의 형태로 내게 다시 돌아옴을 느꼈다.
"파인 튜닝"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많은 것들을 실제로 내가 다 해본것은 아니였지만, 내 나름의 경험과 비교하며 정리할 필요성을 느껴 차분히 기록으로 남기려한다. 원 기사는 일본 사정에 맞게 기술되어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좀 안 맞는 내용이 있다. 그러고 개인적인 경험으로 필자의 생각과는 다른 점도 분명히 존재하기에 기본 골격은 가져가되 내용은 내 경험에 비추어 재구성해본다. ]
후지모토 가즈오 씨나 하이파이클럽 사장님이나 제가 보기엔 사실상 동일한 곳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까 들었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시 들어봅니다.
--------------------------------------------------------------------------------------------------
비교 감상 포인트 : 중고음역대의 바이올린과 중, 저역대 오케스트라의 밸런스 있는 반주, 바이올린의 하모닉스 부분의 플룻소리 같은 예민한 소리의 표현
역시나 진공관은 소리가 굉장히 부드럽고 따스합니다. 또한 Michael Rabin의 Paganini Violin Concerto No.1 중 3악장의 중요한 포인트인 바이올린의 중고역대의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저역대의 밸런스를 잘 표현해면서 맛깔나게 소리를 표현해줍니다.
--------------------------------------------------------------------------------------------------
위에 오늘 시청회의 시스템 구성과 거의 동일한 시스템에서 들었을 해당 곡에 대한 사장님의 평을 전문으로 다시 가져와봅니다.
제가 인상적이였던 것은 연주 중간에 바이올린의 독주 부분인데, 현을 완전히 누르지 않고 살짝만 누른 상태로 연주하는 부분이였습니다. 사장님도 이 주법을 뭐라고 정확히 지칭하는지는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는데, 굉장히 어려운 주법이고, 이렇게 연주할 경우 바이올린의 소리가 플룻과 비슷하게 난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대학교 신입생 때 클래식 동아리에서 바이올린을 맡아서 약 두달간 소리 내보려고 고생하다가 제 풀에 지쳐 낑깡되는 금속성의 소리만 듣다가 제대로 된 바이올린 소리는 듣지도 못하고 동아리를 뛰쳐나왔던 경험으로, 헤밍웨이로 모든 케이블을 교체하기 전에는 그 시절 들었던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를 떠올리며 저 바이올린니스트가 나를 자꾸 괴롭히는구나라는 마음에서, 헤밍웨이로 모든 케이블을 교체한 후에는 손으로 현을 어떻게 잡을까, 또 활을 어떻게 긁을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는 내 모습을 갑작스레 꿈에서 깨듯이 잠시 지켜보았다.
사실 당일 저녁 6시에 저녁약속이 강남역 CGV 부근에서 있는 관계로 슬슬 시청회를 나갈 채비를 해야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볼륨에서 아까와는 너무나도 다른 현격한 차이를 느끼며 왜 이전에 음악을 트실 때 굳이 공간에 적정볼륨으로 생각되는 볼륨보다 높은 볼륨으로 음악을 틀었는지 이제서야 이유를 알것만 같은 느낌이 들며, 눈을 감으면 오히려 오디오시스템이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 속으로 나도 또한 음원에 녹음된 청중의 일원으로서 존재하는 듯한 묘한 느낌을 가지며, 차마 자리를 일어서지 못하고 시간 약속에 늦어가며 좀 더 음악을 들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 갑작스레 음악이 중단되며, 사장님의 약장수 같은 말씀이 다시 시작되었다.
" 지금까지 들은 소리가 현재까지의 하이엔드 오디오 재생음이라면, 지금부터는 앞으로의 미래의 하이엔드 오디오 재생음을 들려드리겠습니다."
5부에서 계속됩니다...
울통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 위에서 책에 쓰인 글씨나 스마트폰의 글씨를 읽으려할 때 진동에 의해 글씨에 초점을 잡기 힘들며 글씨의 윤곽이 굉장히 불투명해진 경험을 해본적이 다들 있으시리라 본다.
'오디오 경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패러다임의 전환 (마지막) (0) | 2014.10.05 |
---|---|
패러다임의 전환 (5) (0) | 2014.09.29 |
패러다임의 전환 (3) (0) | 2014.09.27 |
패러다임의 전환 (2) (0) | 2014.09.27 |
패러다임의 전환 (1) (0) | 2014.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