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게 되면서 그동안 살던 부모님 댁의 옥탑방을 벗어나 신혼집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옮기는 여정이 5개월 정도에 걸쳐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2013년 4월 경부터 Hi-Fi Audio를 접하게 되면서 경험하며 익히게 된 여러 지식을 바탕으로, 올해 5월부터 신혼 집 준비하면서 작정하고 오디오 시스템의 기본이라는 전원부터 시작해서 접지, 제진 등등 까지 하나하나 신경써가며 셋팅해보았습니다.
어느 일이 안 그렇겠느냐만, 이 과정에서 미리 겪으신 여러 분들의 도움없었더라면 초짜가 방황만 하다가 좋아하는 취향의 소리를 제 오디오 시스템에서 들어보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아직도 헤메고 있었을꺼라 생각하면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제 다음 주면 결혼식인데, 사실 결혼하자 마자 신혼여행도 못가고 이직과 관련해서 또 이사를 가면서 현재 만들어놓은 시스템 셋업을 다시 허물어야합니다.ㅠㅜ
막상 허물려고 보니, 그동안 열심히 만들어놓은게 아까워서 기록으로나마 남겨놓으려 합니다.
이사를 가면 또 이렇게 밑바닥부터 찬찬히 다질 수 있을 열정이 남아있을까하는 마음이긴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또 제 취향의 좋아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늘 트랜스페어런츠 파워링크 MM2X 파워케이블을 GLV에서 가져와서 파워앰프로 쓰는 에이프릴뮤직의 Ai700u에 물리고 난 후의 모습입니다.
이로써 결혼식까지는 더 건들지 않을꺼고 또 사실 결혼식이 끝나면 얼마지나지 않아 또 다른 공간으로 옮겨가야 하기에, 사진을 찍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퇴근 후면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셋팅하며 잠깐 잠깐 들르기도 하고, 여자친구의 인테이어적인 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체리 색상의 촌스러운 몰딩을 아이보리 계열의 화이트로 제 손으로 직접 페인트칠하며 보냈던 시간이 잔잔히 생각이 나더군요.
하나하나 제가 살 곳이라는 생각에 무엇이든 있는 정성, 없는 정성을 다해서 했기에 더욱더 애틋한 시선으로 감상하게 되더군요.
전체 시스템 구성입니다.
분전반에서 지멘스 60A 브레이커와 지멘스 25A 브레이커로 오디오 전용 전원라인 새로 개설
분전반에서 독일산 6sq 단심 케이블로 박준효님 로듐도금 벽체콘센트까지 연결
전원장치로 이소텍 사의 아쿠아리스 ( 박준효님 로듐도금 멀티탭용 케이블로 연결 )
트랜스포트로 피오당 공제PC를 개인적으로 튜닝 ( Verastarr 사의 GRAND ILLUSION 파워케이블 )
Entreq 사의 Apollo USB 케이블로 연결
( Entreq 사의 Silver Mimus와 Silver 접지선을 Apollo USB케이블과 연결 )
DAC로 마이트너 사의 MA-1 ( 와이어월드 사의 골드일렉트라 62 파워케이블 )
타라랩 사의 0.8 EX 밸런스 인터케이블로 연결
프리앰프로 프라이메어 사의 PRE32 ( 노도스트 사의 발할라 파워케이블 )
XLO 사의 시그니쳐 밸런스 인터케이블로 연결
파워앰프로 에이프릴뮤직 사의 Ai700u bypass모드 ( 트랜스페어런츠 사의 파워링크 MM2X 파워케이블 )
와이어월드 사의 플레티넘 이클립스 6 스피커 케이블로 연결
스피커로 에이프릴뮤직 사의 스테이트먼트3 SE ( 1인치 아큐톤 블랙다이아몬드 D25N-6-34 유닛, 6.5인치 아큐톤 세라믹 미드 C173-6-095E 유닛, 11인치 아큐톤 세라믹 우퍼 S280-6-282 유닛 3-way구성 )
스피커 스탠드로 어쿠스틱리바이브 사의 RSH-38H와 하이파이스테이 사의 끝판왕 UFO슈즈 결합하여 사용
신혼집에 오디오시스템을 들일 생각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여자친구와의 협상(?)이였습니다.
제 로망이 널찍한 거실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거실 창 밖으로는 푸르른 자연과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제 아기들과 개구장이처럼 놀고, 그렇게 놀고 있는 저와 아기들을 행복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입니다.ㅋ
(이렇다보니 오디오 전용룸을 꾸미기보다는 거실을 최적화시켜 오디오룸으로 만드는 것을 좀 더 선호합니다.)
머리 속에 이런 풍경이 그려지시나요? ^^;;
저는 이런 제 로망을 여자친구에게 설명하며, 비록 첫 출발하는 신혼집은 그리 크지 않더라도 거실을 이렇게 꾸미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남자를 위한 공간으로 나에게 거실을 내달라고 요청했지요.ㅎ
저의 제안을 들은 여친은 집의 나머지 공간을 자신 마음대로 꾸며도 머라 하지 말 것과 그렇게 마음에 들기위해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저의 노동력을 요구했습니다. 저는 Call~!!! 을 외쳤지요. 허나, 이는 커다란 고난의 시작이였음을 나중에 알게됩니다.ㅠㅜ
그리고 추가로, 모든 오디오 가격의 오픈을 요구했습니다. 잠깐 생각으로는 괜히 속였다 들통나지 말고, 그냥 속편히 처음부터 당당하게 오픈하자라는 생각으로 알겠다고 하고, 가격을 다 말했습니다. 여자친구의 놀라는 모습을 보곤, 으음... 잘못 말했나 하는 생각이 한동안 머릿 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다. 저는 어른아이인걸...^^;;
이렇게 여자친구와의 협상을 마치고, 새롭게 셋팅할 공간에 대한 측정과 제반 요건들을 체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옥탑방은 4.5m * 4.7m 정도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공간이었지만, 신혼집의 거실은 주방을 포함하면 4.0m*7.7m 정도의 직사각형 공간이여서, 룸 어쿠스틱을 셋팅하기에는 좀 더 좋게 생각되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는 기존의 청취위치와 뒷 벽과의 거리가 가까워 느꼈던 여러 불만도 해결될 꺼 같고, 정사각형이 아닌 직사각형의 공간이라 정재파나 룸 하모닉스에도 유리하다 판단되어 한껏 들뜨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옥탑방이다 보니 제일 문제였던 낮은 천장이, 일반 가정의 천장고 수준으로 높아져서 이 부분으로 많은 혜택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예전에 쫀듸기 님께서 오디오룸을 구할 때, 집보러 다니시면서 전압 테스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전압이 높게 유지되는지를 공간 모양과 함께 가장 중요시 여겨 집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사석에서 듣기도 하고, 전원에 대한 중요성에 어느정도 눈을 뜬 상태라 테스터기가 준비되자마자 신혼집으로 들고 신나게 향했습니다.
하지만, 콘센트에 파워케이블 하나 물리고는 전압을 측정하는 순간 저의 마음은 저 깊은 심연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바로 전압이 정격 전압 220V에 한참 못 미치는 205V 수준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 때 정말 낙담했습니다.ㅠㅜ
주변에서 전압이 낮아 있었던 문제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전해 들었던 터라,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에 부딪힌 느낌이였습니다.
기존에 쓰던 전원 컨디셔너가 아닌 전원 리제너레이터를 심각히 고민하게 되었고, 다른 곳에 쓰기로 생각했던 자금을 이 쪽으로 돌려야 하기에 시작부터 예비금이 줄어드는게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런 경우 해결 방법이 있을까 살펴보았는데, 우연히 공급 약관에 207V 이하면 승압 신청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읽게 되었습니다.
되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일단 한전에 승압 신청을 하였습니다.
(사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안되면 떼 써서라도 공급전압의 승압을 이루고 말리라는 결심이었습니다.^^;;)
승압 신청 이후 약 한달 간의 지루한 공방 끝에 결국 저희 집 쪽으로 들어오는 변압기 교체가 이뤄졌고, 그 쪽 라인에 연결된 2000여 세대의 잠깐 동안의 정전 이후에 승압이 이뤄졌습니다.
전압 테스터기를 꽂고 다시 측정해보는데, 테스터기에 찍히는 222V라는 숫자를 볼 때 느꼈던 쾌감이 아직도 생각납니다.ㅎㅎ ^^;;
이로써 적절한 공급 전압이 유지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스템 튜닝을 A to Z 로 기본부터 다져 보자는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스테레오 사운드에 나온 기획 기사의 한 꼭지 였습니다.
평생을 걸쳐 얻게 된 경험의 정수를 적어놓은 듯한 기사를 보자마자 관련된 사항을 기사와 별개로 공부하였고, 이는 시스템 셋팅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 http://maumyeori.tistory.com/7 )
그 기사에서 가장 첫 단계로 다룬 것이 전원이였는데, 승압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분전반의 브레이커 교체와 옥내 배선 교체와 벽체콘센트 교체까지 깔끔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기에, 나름대로 전원에 대한 부분에 대해 꼼꼼히 준비했다는 느낌에 정말 많이 뿌듯했습니다. ^^:;
2부에 계속됩니다.